리처드 데니스는 왜 신고가를 샀을까? 터틀 트레이딩 규칙의 진짜 구조

가격이 최근 최고가를 넘으면 이미 너무 오른 것처럼 보입니다. 조금 내려왔을 때 사는 편이 더 안전해 보이지만, 리처드 데니스와 터틀 트레이더가 배운 규칙은 반대였습니다. 일정 기간의 신고가를 넘을 때 매수하고 신저가를 깰 때 매도하는 추세추종 방식이었습니다.

이 이야기는 20일 신고가를 사면 된다는 한 줄로 자주 줄어듭니다. 그러나 공개된 터틀 규칙을 읽어 보면 돌파는 전체 시스템의 일부에 불과합니다. 거래할 시장, 변동성에 따른 수량, 포지션 추가, 손절, 청산과 여러 시장에 동시에 노출될 때의 한도까지 연결돼 있었습니다.

진입 신호만 가져오고 나머지를 빼면 같은 터틀 전략이 아닙니다. 신고가 매수의 핵심도 가격을 예측하는 데 있지 않습니다. 추세가 시작됐는지 미리 맞히지 않고, 정해 둔 가격을 넘어선 뒤 제한된 위험으로 참여하는 데 있습니다.

이 글의 핵심

  • 터틀 트레이딩은 신고가 돌파 하나가 아니라 시장·변동성·수량·손절·청산이 연결된 시스템입니다.
  • 같은 돌파 신호라도 변동성에 따라 수량을 바꾸지 않으면 시장별 위험이 달라집니다.
  • 규칙이 공개됐다는 사실과 누구나 같은 성과를 낸다는 결론은 다릅니다.

왜 오르기 전에 사지 않고 오른 뒤에 샀을까

리처드 데니스와 윌리엄 에크하르트가 1983년과 1984년에 가르친 터틀 시스템은 선물 시장의 추세를 따라가는 방식이었습니다. CME Group의 터틀 트레이더 자료도 이 프로그램을 규칙 기반 추세추종의 역사로 소개합니다.

추세가 시작될 정확한 저점을 찾는 것은 어렵습니다. 터틀 규칙은 그 예측을 포기하고 최근 가격 범위를 넘어섰다는 관측 가능한 사건을 기다렸습니다. 공개된 Original Turtle Trading Rules에는 두 가지 진입 체계가 정리돼 있습니다.

  • 시스템 1: 최근 20일 고가 또는 저가 돌파
  • 시스템 2: 최근 55일 고가 또는 저가 돌파

매수는 최근 고가를 넘을 때, 매도는 최근 저가를 깰 때 시작합니다. 방향을 맞힌 뒤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움직임이 실제 가격으로 확인됐을 때 반응하는 규칙입니다.

그 대가도 분명합니다. 횡보 시장에서는 돌파 직후 가격이 되돌아와 작은 손실이 반복될 수 있습니다. 낮은 승률과 연속 손실을 견디는 대신 드물게 길게 이어지는 추세를 놓치지 않는 구조입니다.

터틀 규칙은 여섯 부분으로 연결됩니다

터틀 트레이딩의 시장 선택부터 청산까지 연결된 여섯 규칙

Original Turtle Trading Rules는 완전한 시스템이 답해야 할 항목을 시장, 포지션 크기, 진입, 손절, 청산과 실행 전술로 나눕니다. 글에서 소개하는 숫자는 해당 역사적 규칙을 설명하기 위한 것이며, 현재 시장에서 그대로 사용할 것을 권하는 설정이 아닙니다.

구성 공개된 터틀 규칙 이 규칙이 답하는 질문
시장 충분히 유동적인 선물 시장 주문을 반복해도 체결할 수 있는가
변동성 True Range의 20일 지수평균인 N 시장이 평소 얼마나 움직이는가
진입 20일·55일 가격 범위 돌파 언제 추세 참여를 시작하는가
수량 N과 계좌 규모로 Unit 계산 시장마다 손실 위험을 어떻게 맞추는가
손절 진입가에서 2N 불리한 움직임 가설이 틀렸을 때 어디서 나오는가
청산 시스템별 10일·20일 반대 돌파 이익을 어디까지 따라가는가

여기서 가장 많이 빠지는 부분은 N입니다. 원유와 통화, 채권 선물은 가격 단위와 하루 움직임이 다릅니다. 모두 한 계약씩 거래하면 각 포지션이 계좌에 주는 위험은 같지 않습니다.

터틀은 최근 변동성이 큰 시장에는 적은 계약을, 변동성이 작은 시장에는 많은 계약을 배정했습니다. N만큼 가격이 움직일 때 계좌에 미치는 영향이 일정하도록 Unit을 계산했습니다. 진입 신호를 비교하기 전에 위험 단위를 맞춘 것입니다.

신고가보다 중요한 것은 손실의 크기였습니다

20일 신고가 매수만 복제하면 돌파 신호는 만들 수 있습니다. 하지만 손절과 수량이 없으면 실패한 돌파 한 번이 계좌에 얼마나 큰 손실을 줄지 알 수 없습니다.

터틀 규칙의 초기 손절은 진입가에서 2N만큼 불리하게 움직인 지점이었습니다. 변동성이 큰 시장에서는 가격상 손절 폭이 넓어지고, 그만큼 계약 수는 줄어듭니다. 변동성이 작은 시장에서는 손절 폭이 좁아지고 계약 수가 늘어납니다.

이 관계를 일반적인 주식 전략의 질문으로 바꾸면 다음과 같습니다.

포지션 수량 = 한 거래의 위험 예산 ÷ 진입가와 손절가의 차이

정확한 터틀 계약 계산식과 국내 주식의 주식 수 계산식은 다르지만 원리는 같습니다. 손절 거리를 먼저 정한 뒤 수량을 맞춰야 한 거래의 최대 계획 손실을 통제할 수 있습니다.

포지션 사이징 계산법에서 다룬 것처럼 손절 폭이 두 배로 넓어지면 같은 위험 예산에서는 수량이 절반으로 줄어야 합니다. 확신이 커졌다는 이유로 손절도 넓히고 수량도 늘리면 계획한 위험이 급격히 커집니다.

이익 포지션을 늘리는 규칙에도 한도가 있었습니다

터틀은 가격이 유리하게 움직일 때 0.5N 간격으로 Unit을 추가할 수 있었습니다. 이를 오르는 종목에 계속 물타기한다고 이해하면 위험합니다. 추가 진입은 처음부터 정한 간격과 최대 Unit 한도 안에서만 허용됐고, 전체 손절도 함께 관리했습니다.

더 중요한 것은 상관된 시장의 한도입니다. 원유와 난방유처럼 비슷한 방향으로 움직이는 시장을 각각 독립 거래로 보면 실제 위험을 작게 계산할 수 있습니다. 종목은 여러 개여도 같은 요인에 노출된 하나의 큰 포지션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국내 주식에 적용한다면 종목별 수량만 계산하지 않고 다음을 함께 봐야 합니다.

  • 같은 업종 종목을 몇 개 보유하고 있는가
  • 시장 하락에 모두 같은 방향으로 반응하는가
  • 한 종목 추가 시 계좌 전체 손절 예정액은 얼마인가
  • 갭 하락으로 계획 손실보다 크게 체결될 가능성이 있는가

터틀 규칙의 장점은 좋은 진입점을 알려 주는 데만 있지 않습니다. 여러 거래가 동시에 열렸을 때 계좌 전체 위험을 하나의 체계로 묶었다는 데 있습니다.

진입과 청산의 시간이 달랐습니다

추세추종은 작은 손실을 빨리 끝내고 큰 추세를 오래 보유해야 구조가 성립합니다. 터틀 시스템의 청산은 진입 규칙보다 짧은 반대 방향 가격 범위를 사용했습니다.

  • 시스템 1: 20일 돌파로 진입하고 10일 반대 돌파로 청산
  • 시스템 2: 55일 돌파로 진입하고 20일 반대 돌파로 청산

고정 수익률에 도달했다고 바로 이익을 확정하는 방식이 아닙니다. 가격이 반대 방향 범위를 깰 때까지 보유해 큰 추세의 일부를 남기려는 구조입니다.

이 방식은 최고점에서 팔 수 없습니다. 상당한 평가이익을 되돌려 준 뒤 청산할 수도 있습니다. 추세추종의 청산은 최고가를 맞히는 규칙이 아니라 추세가 끝났다는 관측 가능한 조건을 기다리는 규칙입니다.

시스템 1의 예외가 보여 주는 것

공개된 규칙에서 시스템 1의 20일 돌파는 직전 같은 돌파가 수익 거래였으면 건너뛰는 예외가 있었습니다. 다만 이 예외 때문에 큰 추세를 놓치지 않도록 55일 돌파인 시스템 2는 항상 진입하는 안전장치 역할을 했습니다.

이 부분은 작은 규칙 하나를 빼면 전체 행동이 달라질 수 있음을 보여 줍니다.

일부만 가져온 규칙 생길 수 있는 변화
20일 돌파만 사용 횡보 구간 거래 수와 손실이 달라짐
직전 승자 건너뛰기만 사용 새 추세의 초기 구간을 놓칠 수 있음
55일 안전장치 제외 장기 추세 참여 기회가 줄어듦
손절만 고정 비율로 변경 시장별 변동성과 위험 단위가 달라짐
계약·상관 한도 제외 여러 시장에서 계좌 위험이 겹침

유명한 전략을 재현할 때는 눈에 잘 띄는 진입식뿐 아니라 예외와 안전장치를 함께 읽어야 합니다.

규칙이 공개돼도 같은 성과가 나오지 않는 이유

리처드 데니스는 2005년 인터뷰에서 추세추종 환경이 과거보다 어려워졌고 시장은 변한다고 설명했습니다. 기계적 규칙도 영원히 같은 수익을 내는 공식이 아니라는 뜻입니다. 해당 인터뷰에는 시장 변화와 변동성 필터에 대한 그의 견해가 담겨 있습니다.

같은 규칙을 받아도 결과가 달라질 이유는 많습니다.

  1. 거래한 시장과 기간이 다릅니다.
  2. 계약 크기·증거금·거래비용이 달라집니다.
  3. 장중 돌파 가격과 실제 체결 가격이 다릅니다.
  4. 연속 손실 뒤 규칙을 중단하거나 수량을 바꿀 수 있습니다.
  5. 원 규칙의 상관 한도와 추가 진입을 다르게 구현할 수 있습니다.
  6. 공개된 성공 사례만 남고 같은 시기의 실패 계좌는 보이지 않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터틀 실험은 규칙만 배우면 누구나 수익을 낸다는 증거로 읽기 어렵습니다. 명시적인 시스템도 실행 규율, 비용, 시장 환경과 위험 한도 없이는 같은 결과를 보장하지 않는다는 사례에 가깝습니다.

국내 주식 전략으로 옮길 때 바꿔야 할 것

역사적 터틀 규칙은 선물 시장을 대상으로 했습니다. 국내 개별주에 그대로 옮기기 전에 차이를 확인해야 합니다.

선물 터틀 규칙의 조건 국내 주식에서 다시 정할 항목
양방향 매수·매도 공매도 가능 여부와 대차 비용
계약 단위와 증거금 주식 수, 최소 주문 금액과 현금 잔액
다수 글로벌 선물 상장폐지·거래정지·종목 편입 시점
장중 stop 주문 갭·가격제한폭·다음 가능 체결 가격
유동성 높은 시장 선별 거래대금·호가 스프레드·시장 충격
상관 시장 Unit 한도 업종·시장 베타·동일 요인 집중도

백테스트에서도 당일 고가가 돌파선을 넘었다는 사실만 보고 같은 돌파 가격에 체결했다고 가정하면 안 됩니다. 일봉만 사용한다면 다음 거래일 시가 체결이나 보수적인 슬리피지를 적용하는 방식으로 미래 참조와 장중 체결 불확실성을 다뤄야 합니다.

내 전략에 남길 세 가지 질문

터틀 규칙에서 가져올 것은 20일이라는 숫자보다 시스템의 연결 구조입니다.

  1. 진입 신호가 실패했을 때 나오는 조건과 손실 금액이 정해져 있는가?
  2. 변동성이 다른 종목에도 같은 금액을 투자해 위험을 다르게 만들고 있지 않은가?
  3. 같은 업종과 같은 방향 포지션을 합친 계좌 전체 위험을 제한하고 있는가?

신고가 매수는 겉으로 보이는 시작점입니다. 실제 전략은 무엇을 거래할지 → 언제 들어갈지 → 얼마나 살지 → 어디서 틀렸다고 볼지 → 언제 이익을 끝낼지가 모두 연결될 때 완성됩니다.

리처드 데니스의 사례가 남기는 가장 실용적인 결론도 여기에 있습니다. 좋은 규칙은 멋진 진입 신호 하나가 아니라, 불리한 상황에서 다음 행동까지 미리 정한 전체 시스템입니다.

참고한 자료


이 글은 공개된 역사적 규칙을 해설한 자료입니다. 특정 시장의 매수·매도 추천이나 미래 수익을 의미하지 않으며, 실제 투자 판단과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