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멘텀 전략은 아직 통할까? 승자가 패자보다 월 0.25% 높아도 믿기 어려운 이유

많이 오른 종목을 보면 두 가지 생각이 충돌합니다. 이미 너무 올랐으니 피해야 한다는 생각과, 강한 종목이 계속 강할 수 있다는 생각입니다. 가격만 놓고 보면 어느 쪽도 그럴듯합니다.

1993년 Narasimhan Jegadeesh와 Sheridan Titman은 이 질문을 느낌이 아니라 포트폴리오로 검증했습니다. 과거에 많이 오른 종목을 사고 많이 내린 종목을 파는 전략이 3~12개월 뒤에도 양의 수익을 냈다는 결과였습니다. 이 연구는 지금까지도 주식 모멘텀을 설명할 때 가장 먼저 언급되는 논문 가운데 하나입니다.

하지만 미국 주식의 과거 결과를 한국 주식에 그대로 적용해도 같은 결론이 나올까요? 이번 글에서는 논문의 핵심 구조를 한국 주식 25년 데이터에 적용했습니다. 결과부터 말하면 승자와 패자의 차이는 남아 있었지만, 그 차이는 안정적이지 않았고 2017~2025년에는 방향이 반대로 바뀌었습니다.

재현 수준: 개념 재현 + 한국 시장 확장 검증

원 논문과 시장, 표본 기간, 종목 분류와 거래비용 조건이 다릅니다. 따라서 원문을 그대로 복제한 결과가 아니라 같은 연구 질문을 한국 주식 데이터에 적용한 결과입니다.

1. 어떤 논문인가

이번에 살펴볼 논문은 Returns to Buying Winners and Selling Losers: Implications for Stock Market Efficiency입니다.

항목 내용
저자 Narasimhan Jegadeesh, Sheridan Titman
게재지 The Journal of Finance
발표 연도 1993년
미국 주식 표본 1965~1989년 NYSE·AMEX 종목
핵심 질문 과거 승자 종목이 이후에도 패자 종목보다 높은 수익을 내는가
원문 The Journal of Finance 논문 페이지

논문은 종목을 과거 수익률 순서로 세운 뒤 열 개의 동일가중 포트폴리오로 나눴습니다. 가장 많이 오른 10%가 승자, 가장 부진했던 10%가 패자입니다. 이후 승자를 사고 패자를 파는 무투자 포트폴리오의 수익률을 비교했습니다.

과거 수익률을 측정하는 기간과 이후 보유 기간은 각각 3·6·9·12개월을 사용했습니다. 한 가지 조건만 골라 시험한 것이 아니라 16개 조합을 함께 비교한 셈입니다. 매월 새 포트폴리오를 만들고 여러 달 보유했기 때문에 실제 월별 결과에는 형성 시점이 다른 포트폴리오가 겹쳐 있습니다.

2. 원 논문이 발견한 것

원 논문에서 승자-패자 포트폴리오의 평균 수익은 대부분의 조합에서 양수였습니다. 특히 과거 12개월 수익률로 종목을 나누고 3개월 보유한 조합은 형성 직후 투자했을 때 월평균 1.31%, 1주일을 건너뛰었을 때 1.49%를 기록했습니다.

과거 6개월 수익률을 사용한 전략도 보유 기간과 관계없이 대체로 월 1% 안팎의 차이를 보였습니다. 당시의 시장 베타나 공통 요인에 대한 반응만으로는 이 수익 차이를 충분히 설명하기 어렵다는 것이 논문의 결론이었습니다.

다만 승자의 우위가 영원히 이어진 것은 아닙니다. 과거 6개월로 구성한 포트폴리오는 이후 12개월 동안 평균 9.5%의 누적 차이를 만들었지만, 그다음 24개월에는 절반 이상을 돌려줬습니다. 중기에는 추세가 이어지고 더 긴 기간에는 일부 반전되는 모습입니다.

저자들은 후속 연구에서도 1990년대 표본을 추가해 모멘텀 수익이 이어졌는지 다시 확인했습니다. NBER에 공개된 후속 연구는 초기 결과가 단순한 데이터 스누핑만으로 만들어졌다고 보기 어렵지만, 수년 뒤 장기 반전이 나타난다는 점도 함께 보여줍니다.

3. 한국 주식에서는 어떻게 검증했나

이번 검증은 원 논문의 대표 조건인 과거 6개월 수익률·이후 6개월 보유를 중심으로 진행했습니다.

항목 이번 검증 조건
검증 기간 2001년 1월~2025년 12월
가격 수정주가가 반영된 일봉의 월말 종가
종목 선정 주가 1,000원 이상, 시가총액 500억 원 이상
유동성 조건 월중 일별 거래대금 중앙값 1억 원 이상
형성 기간 직전 6개월 누적수익률
포트폴리오 과거 수익률 기준 동일가중 10분위
보유 기간 6개월, 매월 새 포트폴리오를 겹쳐 보유
비교 대상 상위 10% 승자와 하위 10% 패자

월말마다 조건을 통과한 종목을 과거 6개월 수익률 순서로 나눴습니다. 다음 달부터 6개월 동안 보유하고, 매월 새로 만들어진 포트폴리오에 같은 비중을 배분했습니다. 결과를 보고 유리한 종목만 다시 고르지는 않았습니다.

미국 원문과 달리 과거 시점의 보통주·ETF·우선주 구분을 완전히 복원할 수 없었습니다. 상장폐지 시점의 별도 수익률도 제공되지 않습니다. 승자와 패자 보유 종목에서 다음 월 수익률이 누락된 사례는 전체 기간에 6건이었으며, 해당 월은 0%로 처리했습니다. 이 방식은 상장폐지 손실을 과소평가할 수 있으므로 결과의 한계로 남겨둬야 합니다.

따라서 이 결과를 한국 주식 모멘텀의 확정적인 증명으로 읽으면 안 됩니다. 동일한 질문을 이번에 확보한 데이터에서 다시 물었을 때 어떤 차이가 나타났는지를 보는 실험입니다.

4. 전체 기간에서는 승자가 패자보다 월 0.25% 높았다

6개월 형성·6개월 보유 조건에서 승자 포트폴리오의 월평균 수익률은 0.92%, 패자는 0.67%였습니다. 두 포트폴리오의 차이는 월평균 0.25%포인트였습니다.

구분 월평균 수익률 연복리수익률 연 변동성 MDD
과거 승자 상위 10% 0.92% 7.01% 29.06% -61.57%
과거 패자 하위 10% 0.67% 2.25% 37.25% -75.26%
전체 10분위 평균 1.02% 9.39% 25.34% -57.26%

승자가 패자보다 높았다는 방향만 보면 원 논문과 같습니다. 그러나 승자-패자 차이의 Newey-West t값은 0.59였고 승자가 패자를 앞선 달의 비율도 52.3%였습니다. 25년 전체에서 평균 차이는 양수였지만 우연과 구분할 만큼 강하고 일관된 결과는 아니었습니다.

더 중요한 문제도 있습니다. 승자 포트폴리오의 월평균 0.92%는 전체 10분위 평균 1.02%보다 낮았습니다. 패자를 피하는 데는 도움이 됐지만, 최상위 승자만 산 장기 성과가 전체 종목군보다 좋지는 않았습니다.

한국 주식 횡단면 모멘텀 승자와 패자 비교

10분위별 결과도 계단처럼 매끄럽게 상승하지 않았습니다. 가장 높은 월평균 수익률은 승자 10분위가 아니라 8분위의 1.20%였습니다. 7분위는 1.15%, 9분위는 1.14%였지만 최상위 승자는 0.92%로 내려왔습니다.

이 모습은 강할수록 이후 수익률도 계속 높아진다는 단순한 규칙과 다릅니다. 극단적으로 많이 오른 종목에는 추세 지속뿐 아니라 단기 과열과 급락 위험도 함께 섞일 수 있습니다.

개별 종목의 과거 가격 속도를 측정하는 모멘텀 지표와 이번 논문의 횡단면 모멘텀도 구분해야 합니다. 모멘텀 지표는 한 종목 안에서 두 시점의 가격을 비교하지만, 횡단면 모멘텀은 같은 시점의 여러 종목을 서로 줄 세운다는 차이가 있습니다.

5. 2017~2025년에는 승자와 패자의 순서가 뒤집혔다

전체 평균 하나만 보면 중요한 변화가 가려집니다. 25년을 세 구간으로 나누면 승자-패자 차이는 다음처럼 달라졌습니다.

구간 승자 월평균 패자 월평균 승자-패자 차이
2001~2008년 1.34% 0.60% +0.74%p
2009~2016년 1.38% 0.93% +0.45%p
2017~2025년 0.13% 0.51% -0.37%p

앞선 두 구간에서는 승자가 패자를 앞섰지만 2017~2025년에는 패자가 월평균 0.37%포인트 높았습니다. 전체 기간의 양의 모멘텀 차이는 앞부분의 결과에 많이 의존하고 있었습니다.

이 결과만으로 한국 시장에서 모멘텀이 사라졌다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종목군, 리밸런싱 시점과 시장 국면을 바꾸면 결과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다만 과거 25년의 평균이 양수라는 이유만으로 같은 효과가 계속된다고 가정해서도 안 됩니다.

전진분석으로 변수를 다시 선택하는 방법이 필요한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전략이 전체 기간에서 작동했는지뿐 아니라 시간의 순서대로 지나가며 성과가 유지됐는지를 확인해야 합니다.

6. 형성기간과 보유기간을 바꾸자 결론도 달라졌다

원 논문처럼 형성기간과 보유기간을 각각 3·6·9·12개월로 바꿔 16개 조합을 모두 확인했습니다.

모멘텀 형성기간과 보유기간별 승자 패자 수익률 차이

가장 높은 차이는 과거 9개월·이후 9개월 조합의 월평균 +0.52%포인트였습니다. 6개월·9개월은 +0.49%포인트, 12개월·6개월은 +0.47%포인트였습니다.

반면 3개월·3개월-0.50%포인트, 3개월·6개월은 -0.20%포인트였습니다. 짧은 기간에는 승자 지속보다 반전이 더 강하게 나타났습니다.

16개 가운데 가장 높은 Newey-West t값도 약 1.76이었습니다. 특정 칸만 보면 양의 차이가 눈에 띄지만, 어떤 조합도 이번 표본에서 강한 통계적 확신을 주지는 못했습니다.

이 표를 보고 9개월·9개월이 가장 좋은 정답이라고 선택하면 다시 과최적화 문제가 생깁니다. 49개 변수 중 최고 수익률만 고를 때 생기는 문제처럼, 여러 조합을 시험한 뒤 가장 좋은 값만 실전에 사용하는 것은 표본 안의 우연을 선택할 가능성을 높입니다.

7. 거래비용을 넣으면 작았던 차이는 더 줄어든다

6개월씩 겹쳐 보유한 승자 포트폴리오의 월평균 회전율은 약 15.2%였습니다. 승자와 패자 양쪽을 합친 회전율은 약 29.9%였습니다.

실제 증권사 요율을 뜻하지 않는 단순 비용 시나리오로 편도 0.3%를 적용하면 승자-패자 월평균 차이는 0.25%포인트에서 0.16%포인트로 줄었습니다. 원래 차이의 약 36%가 사라진 셈입니다. 승자 포트폴리오의 연복리수익률도 7.01%에서 6.43%로 낮아졌습니다.

편도 비용 가정 승자-패자 월평균 차이
0% 0.25%p
0.1% 0.22%p
0.3% 0.16%p
0.5% 0.10%p

매매 빈도가 매우 높은 전략은 아니지만 검증된 차이 자체가 작기 때문에 비용의 영향은 무시하기 어렵습니다. 수수료·세금·슬리피지를 나눠 계산하는 방법은 실전 비용을 반영한 백테스트에서 자세히 다뤘습니다.

8. 논문과 다른 결론이 나온 이유

원 논문과 이번 결과가 다른 가장 큰 이유는 시장과 기간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원 논문은 1965~1989년 미국 NYSE·AMEX 종목을 사용했고, 이번 검증은 2001~2025년 한국 주식을 사용했습니다. 같은 이름의 전략이라도 참여자, 가격제한, 공매도 여건과 시장 구조가 다릅니다.

두 번째는 종목군의 차이입니다. 이번 검증은 가격·시가총액·거래대금 조건을 사용했지만 과거 시점의 보통주 여부를 완전히 복원하지 못했습니다. 상장폐지 수익률을 별도로 반영하지 못한 점도 패자 포트폴리오 결과를 바꿀 수 있습니다.

세 번째는 모멘텀 효과가 시간에 따라 일정하지 않다는 점입니다. 강한 추세가 이어지는 국면에는 승자가 앞설 수 있지만 급락 뒤 반등이 강한 국면에는 과거 패자가 더 빠르게 회복할 수 있습니다. 승자 포트폴리오의 MDD가 -61.57%였다는 사실도 모멘텀이 안전한 전략이 아니라는 점을 보여줍니다.

최종 수익률과 함께 낙폭의 깊이와 회복 기간을 읽는 방법은 MDD와 낙폭 기간, 리밸런싱 부담은 시장 노출과 회전율에서 이어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9. 실전에 남는 결론

이번 논문 리뷰에서 남길 결론은 세 가지입니다.

  1. 한국 주식 25년 전체에서도 과거 승자가 패자보다 월평균 0.25%포인트 높았지만 통계적 확신은 약했습니다.
  2. 최상위 승자 포트폴리오는 전체 종목군보다 낮았고, 2017~2025년에는 패자보다도 낮았습니다.
  3. 형성기간·보유기간과 거래비용을 바꾸면 결과가 크게 달라지므로 모멘텀 하나만으로 종목을 선택하기 어렵습니다.

논문의 가치는 많이 오른 종목을 사라는 한 줄짜리 매매법에 있지 않습니다. 과거 수익률과 이후 수익률 사이에 검증할 만한 관계가 있는지 포트폴리오로 질문했다는 데 있습니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도 논문의 결론을 믿는 일이 아니라, 같은 질문을 사용할 시장과 데이터에서 다시 확인하는 일입니다.

다음 퀀트논문에서는 횡단면 모멘텀과 다른 시계열 모멘텀을 살펴봅니다. 다른 종목과 순위를 비교하지 않고 한 자산의 과거 수익률만으로 추세를 판단했을 때 결과가 어떻게 달라지는지 검증하겠습니다.

본 포스팅은 금융 논문과 가격 데이터의 이해를 돕기 위한 정보성 자료이며 특정 종목이나 전략에 대한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모든 투자 판단과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